이공계 연구자를 위한 군복무 대체 프로그램인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에' 지원자가 최근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년 의무 복무가 도입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구 경력 단절을 해소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작년 전문연구요원 신청자 1130명… 4년 만에 44%↓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신청자는 1130명에 그쳤다. 이는 ▲2021년 2025명 ▲2022년 1823명 ▲2023년 1495명 ▲2024년 1329명 등으로 4년 만에 44% 줄었다.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연구자가 연구기관에서 연구개발(R&D) 활동을 하며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다. 1973년 제도 시행 이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2023년 '2+1 제도'가 시행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 제도는 박사학위 취득 과정 2년, 이후 기업·연구소에서 1년을 군 복무기간으로 인정해준다. 과거에는 박사과정 연구 기간 3년 전체가 복무로 인정됐지만 2+1 제도는 1년을 중소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했다. 중소기업의 연구 인력난을 해결하려는 취지였다.
문제는 중소기업 1년 의무 복무를 이공계 연구자들이 '족쇄'로 여기며 전문연구요원에 지원하지 않고 군복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점이다. 4대 과학기술원의 전문연구요원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만 해도 배정 인원(400명)보다 신청 인원(1219명)이 많았다. 그러나 제도 개편 이후인 2024년부터는 한국과기원을 제외한 광주과기원, 울산과기원, 대구경북과기원은 신청 인원과 선발 인원이 동일하다.
한 과기원 관계자는 "전문연구요원 신청자는 박사과정 이전에 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학생들을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제도 매력이 떨어지면서 박사과정에 오기 전에 현역 군 복무를 마친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 제도에서는 박사과정을 2년 내 마쳐야 하는 데다 학위 취득 후 중소기업 1년 복무 부담까지 겹치면서, 차라리 18개월 현역 군복무를 하는 게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른 과기원 관계자는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에 아예 해외로 나가는 젊은 연구자도 많다"며 "중소기업 인력난은 다른 제도를 통해 해결하고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원래 취지대로 운영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 중소기업 1년 의무복무 '족쇄'로 작용… "차라리 현역 입대"
이에 따라 '2+1 제도'가 원래 취지인 이공계 연구자의 연구 경력 단절을 막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과학기술계에서 나온다. 국회에도 이를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발의한 개정안은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의 대기업 연구소를 병역지정업체로 의무 지정하는 내용이다. 비슷한 법안이 여러 건 국회에 올라와 있다.
또 지난 2월 과방위 법안소위에서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의원들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0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느니 차라리 18개월 현역 복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2024년 이후에는 전문연구요원이 더 이상 특례가 아니라 '멍에'로 인식되면서 지원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