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판단으로 교원의 아동학대 사건을 종결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법무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건의 종결권을 갖게 되는 경찰 역시 국회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인근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연합뉴스

5일 국회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는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김태선 민주당 의원 등 4명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였다.

현행법은 '사법경찰관 아동학대범죄를 신속히 수사하여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안은 경찰 수사가 개시되면 수사 결과 혐의 여부와 무관하게 검찰에 '전건 송치'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법 개정안은 교원 인권 보호와 교권 강화를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한 경우 전건 송치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다. 2023년부터 시행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는 교원의 교육활동 중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사건에 대해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는지 의견을 내도록 한 것이다. 현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교육감이 제출한 의견을 참고 자료로만 쓰게 하고 있다.

법 개정안은 아동학대 범죄사건 중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의견을 낸 경우에 한해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을 인정하자는 내용이다. 4건의 법안이 구체적인 조문이나 디테일한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맥락은 같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열린 법사소위에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아동보호 사건 처리 필요성이 있는 사건들을 검사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법경찰관에 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아동학대 범죄사건의 수사종결권을 일부 가지게 되는 경찰 역시 반대 입장을 전했다. 경찰청은 국회에 제출한 입장에서 "교원의 심리적인 부담과 교육 활동 위축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육감 의견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원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보육교사·학원강사·시설종사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실제로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을 낸 경우에도 교원의 범죄 행위가 인정된 경우가 적지 않다. 법무부가 2024년 경찰청이 송치한 아동학대 사건 411건을 분석한 결과,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행위라고 의견을 낸 사건이 227건이었다. 이 중 검찰에서 구약식, 아동보호송치, 기소유예 등 교육감 의견과 달리 '정당하지 않다'고 본 사건이 44건에 달했다. 교육감이 문제가 없다고 본 사건 5건 중 1건은 검찰에서 아동학대가 인정된 셈이다.

이 차관은 "극소수지만 교원으로 인해 아동이 학대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고, 특정 지역에서는 교사가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도 있었다"며 "이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건송치를 통한 피해 구제의 길은 열어두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법 개정안은 법무부의 반대 속에 법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여야 의원이 모두 비슷한 법 개정안을 냈고, 법사소위 의원들이 법 통과에 긍정적인 입장이라 언제든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