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한 기업의 연구데이터를 최장 20년 간 비공개 하는 조항을 '국가연구데이터법'에 넣는 방안을 정부와 국회가 추진한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는 기업 연구데이터 비공개 조항이 없어 기업의 중요한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14일 오후 공청회를 열고 국가연구데이터법(국가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에 대한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듣는다. 공청회를 마치면 '기업 연구성과 20년 비공개' 조항을 반영한 국가데이터법을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국가연구데이터법은 국가 R&D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연구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연구자 간에 공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이다. 여야 의원들이 함께 법 제정안을 내면서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활용을 높인다는 방향성에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업의 중요한 기밀이 유출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경제계에서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보낸 건의서에서 "기업이 수행하는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데이터가 공개될 경우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과 사업 기회가 침해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의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장기적으로 국가 산업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국가연구데이터법은 기업이 수행하는 국가 R&D 사업 가운데 정부 지원 비중이 50% 이상이면 연구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했는데 예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후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 경제단체 등이 협의를 진행해 경영상·영업상 비밀 등 비공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20년 범위 내에서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해서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안을 냈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산업계 반대 의견에 대해서 2월과 3월에 협의를 진행했고, 최장 20년 정도 비공개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기업들도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야도 지난 9일 열린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절충안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