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서울 광화문 앞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적절하게 잘할 거라고 믿는다"라며 "윤 대통령은 한국판 킬링필드(캄보디아의 무장단체가 집권 후 반대 세력을 학살한 사건)를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12일 서울 광화문 앞 민주당 내란극복 비상시국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적 상식, 역사적 소임에 어긋나는 그런 결정을 (헌재가) 어떻게 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일부 국민의힘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돼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그건 헌법재판소의 이름으로 대통령은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서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서 계엄령을 선포해도 된다는 이야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상원(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작성한 수첩을 보니 1차로 500명을 수거해서 연평도 가는 바다 위에서 배를 폭파해 죽이는데 10차까지 5000명~1만명을 1차와 같은 방법으로 죽이면 문제가 있어 다른 방법이 뭘까 고민하는 장면이 있다"라며 윤 대통령의 군인 통치 계획을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 석방을 옹호하는 여당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그(윤 대통령 탄핵심판) 문제는 이 나라 최고 지성의 헌법재판관들한테 맡긴다 치더라도 앞으로 이 나라 정치의 일부를 맡아갈 국민의힘이 헌법 파괴적인 중대범죄 수괴를 옹호하고, 해괴한 석방 행위를 두둔하는 행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조만간 '나는 모르겠다, 관계 없다, 반성한다'하겠지만 그게 진심이겠느냐"라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희도 책임감을 느낀다. 능수능란하지 못하고 완벽하지 못하거나 능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헌법 파괴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합의한 이 나라 최고의 합의인 법률보다 더 높은 '헌법'이라는 기본 질서는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민주공화국의 기본적인 토대는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단식농성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운데)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이신혜 기자

이날 이 대표와 함께 비상시국 간담회에 참여한 비명(비이재명)계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단식 4일차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탄핵으로 이 내란을 종식시켜야 한다"라며 "광화문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윤석열 석방 이후 너무 불안하다, 탄핵이 기각될지 몰라 공포스럽기까지하다는 말을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부겸 전 총리는 "여기 모인 사람은 이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그럼에도 국론분열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도 의심을 해본 적이 없다.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도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