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IRBM·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을 6일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000㎞를 넘게 날아 동해상에 탄착했다. 미국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Short-Range Ballistic Missile) 이후 두 달여 만이자, 올해 들어 처음 이뤄진 미사일 발사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후 12시쯤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이번 미사일이 10분 이내 110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짧은 시간 내에 먼 거리를 날아간 만큼, 군은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발사를 준비해 온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타격 지점까지 마하 6 이상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말한다.
합참은 당초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봤지만, 최종 공지를 통해 ‘탄도미사일’로 수정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1100㎞에 불과해 중거리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IRBM의 사거리는 3000~5000㎞다. 군은 미국·일본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고 세부 제원을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다.
앞서 합참은 지난해 12월 북한 고체 연료 탄도미사일 동체 생산·이동 징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등 대내외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연말 당 전원회의를 전후해 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날 정오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맞춰 이뤄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외교장관이 만나는 시점이 미사일 발사 시점과 비슷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한 일정에 맞춰 도발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오는 20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6일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았고, 남측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미사일을 쏘지 않은 바 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군은 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