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22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목표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및 한국 정부와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23일 오후 국회를 찾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반도와 그 너머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해 온 한미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양국 경제에 혜택을 가져다주는 통상 및 투자관계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며, 인적 교류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이 겪고 있는 정치적, 법적, 헌법적 사안의 무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최근 몇 주 간 국회가 헌법적 절차를 수호하고 여러 시급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신 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미국 등 전세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이끌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집권 여당으로서 한미 관계에 공백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 수반 교체로 주한 미대사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는데, 대사께서 잘 말씀드려서 조속히 후임 주한미대사가 부임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미국이 동맹의 일원으로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입장을 신속하고 다양하게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미 관계는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 기술동맹으로 확장돼 왔는데 앞으로는 인권과 환경동맹을 포함한 포괄동맹으로까지 발전할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혼란도 민주주의의 가치, 자유민주진영의 강고함을 전 세계에 경험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미 관계가 단단해지고 발전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내달 주한 미국 대사로서의 임기를 마친다. 골드버그 대사의 후임이 될 차기 주한 미국대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