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여야 회동을 가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후 여야 대표급 인사가 회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이 대표는 “선배님부터 하는 걸로”라며 인사말 순서를 권 대행에게 넘겼다. 이 대표와 권 당대표 대행은 중앙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로 각각 82학번, 80학번이다. 두 사람은 중앙대 고시반 출신으로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행은 개헌과 관련해 운을 띄었다. “소위 말하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과연 현실하고 잘 맞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987년 체제 이후 7번째 대통령을 맞이하는데 제대로 잘했다는 대통령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권 대행은 “정부 대통령제를 많은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로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으면 하는 말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장관 등 총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라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헌재가 언제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작금의 국정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 남발했던 탄핵소추로 국정 마비인 것을 풀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권 대행에게 “국민의힘의 요즘 상황이 그리 녹록지가 않을 텐데, 확고한 지도력으로 혼란스러운 국정을 신속하게 정리해 주길 기대한다”며 “(권 대행이)저희 대학 선배님이시고 어릴 때 고시 공부를 같이한 선배라 가까운 사이인데 말씀드린 것처럼 정치가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이 매우 불안한데 중요한 것은 헌정질서의 신속한 복귀”라며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뭐든지 협의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제안한 정부와 여당, 야당이 함께하는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권 대행이 참여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선 “필요한 부분까지는 저희는 다 양보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내 교섭단체로서 실질적인 협의를 해야 된다. 그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여야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된 후 권 대행과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말했던 사안에 대해 합의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상견례 모두발언에서는 국무위원 탄핵 남발, 국정협의체 제안, 대통령제 개헌 등이 언급됐다. 비공개 회동 이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반적인 이야기만 있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동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추경에 대해서 권 대행은 “이제 2025년 예산이 결정돼서 아직 집행도 안 됐는데 좀 급하지 않냐”라며 “추경을 만약에 편성한다면 구체적인 항목들에 대해서 다 합의가 된 상태에서 진행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권 대행이 반도체 특별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에 대해 조속하게 정리하자는 제안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도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