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개 찬성’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탄핵 찬성에 대한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됐으나, 권성동 원내대표 선출 이후 ‘탄핵 찬반’ 양측에서 물밑 설득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시시각각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동료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20분쯤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탄핵 촉구’ 1인 시위 중이다. 이날부터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까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1인 시위 이유에 대해 “또 탄핵이 미뤄지면 국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또 국민 불안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그사이에 무슨 일을 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보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최소한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하루빨리 탄핵을 통과하는 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당에서 쫓겨나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해야 할 역할은 이것”이라고 했다.

탄핵안 2차 표결을 하루 앞두고 당내 분위기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화요일 (공개 탄핵 찬성) 이후 열심히 (동료 의원) 설득 작업을 하고 있다. 탄핵 찬성에 대해 이제 피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는 중에 어제 원내대표 선출이 있었다”며 “권성동 집행부 등장 이후 많은 혼란이 있는 것 같다.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오늘 분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가장 중요할 것 같고 그래서 이렇게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전날(12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차 표결이 있었던 지난 7일엔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핵 대신 ‘질서 있는 퇴진’을 내세웠지만, 윤 대통령이 사실상 당이 제안한 ‘2·3월 하야’를 거부했다고 보고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다만 같은 날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권성동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며 재적의원 3분의 2(72명) 이상이 동의해야 당론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표결 참여와 당론 유지 여부 등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론보다 중요한 게 국민이고 국가다. 그리고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당론보다 더 중요하다”며 “동료 국회의원들도 당론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본인 양심에 따라 나서주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선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이들은 김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김예지 의원 등 7명이다. 여당에서 찬성표가 1명만 더 추가되면 2차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될 수 있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300명 중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범여권 의석이 192석이다. 다만 전날 조국혁신당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해, 표결 전까지 백선희 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 승계 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이탈표는 9표 이상 나와야 한다.

김 의원은 여당 내에서 ‘10명 전후’ 찬성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에서 10명 전후로 찬성한다는 건) 직접 확인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계속 변화는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분들도 (동료 의원들을) 계속 설득해 나가고 있어서 찬반 설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