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21일 밝혔다. 과세 시행에 무게를 뒀지만 당론을 정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을 연일 압박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이어 ‘가상자산 과세 유예’도 민주당으로부터 끌어내 민생 정책 이슈를 선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그 과세는 공정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과세했을 때 그 혼란을 어떻게 책임지나”라며 과세 유예 이유를 들었다. 이어 “800만명이 넘는 우리 국민(투자자) 중 대다수는 청년이다. (가상자산이)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트럼프 랠리’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고 있다. 이번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전날(20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행 소득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소득 중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 세율로 과세하게 된다. 정부·여당은 2027년까지 2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과세 체계를 보완하는 제도가 미비해 이대로 시행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고, 가상자산이 청년 자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청년 자산형성 지원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