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유예해야 한다고 20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 관련 아직 당론을 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부정적인 기류다. 국회의 세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격론이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과세 유예의 이유에 대해 “청년들이 가상자산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청년들 부담을 줄이고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가상자산 특수성상 현재 법제와 준비 상황으로는 형평성 있는 과세가 어려울 수 있어 많은 보완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과세 유예 대신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을 언급하며 “만약 우리당이 과세유예를 시도하면, 더 강한 공제한도 250만원 원안을 시행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착각하고 있다. 이건 국민의힘이나 정부와 싸우는 게 아니라 800만 투자자들 그리고 청년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민심의 편에 서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끌어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제안한 2년 유예로 가야 한다는 게 저희들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지도부가 입을 모아 정부의 ‘과세 2년 유예’ 방침에 힘을 실은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투자소득 중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 세율로 과세하게 된다. 가상자산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750만원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7월 가상자산 과세를 2027년까지 2년 유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 기본법 제정’ 등 가상자산 과세 체계를 보완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후에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부정적이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이어 가상자산 소득 과세까지 유예하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매매 수익에 대한 공제액을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보완책 중 하나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지난 대선 공약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큰 틀에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와 ‘가상자산 과세 공제액 상향’ 등을 각각 담은 세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 오는 25일 조세소위에서 관련 법안을 심사, 표결 처리 후 26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