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노동계를 만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노동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주중에는 민생 현안을 발굴하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야당이 ‘탄핵 공세’에 집중하는 틈을 타 당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을 방문해 “근로자가 진짜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찾아 실천하는 정당이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라며 “우리는 근로자의 권리 향상을 우선순위에 둔다. 노동의 가치가 보답받고, 노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노총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 ▲기후변화에 대응한 노동 중심의 정의로운 산업전환 ▲정년연장 등 4가지를 정책 의제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원론적으로 찬성 입장과 함께, 향후 한국노총과 우선 긴밀히 소통하고 보다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 유급휴가 등 근로기준법 핵심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노동권 보장과 관련해선 노동약자 보호에 필요한 부분을 ‘노동약자보호법’에 적극 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고 보호하는 ‘노동약자보호법’을 추진 중이다.
또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폐지되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고용안정 문제는 당 노동전환특위에서 관련 법안을 마련키로 했다. 대체산업 사업자는 발전소 지역 주민을 우선 고용토록 하고, 폐지지역에 대한 지원기금을 설치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한노총은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법적 정년연장을 추진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격차해소특위)는 내년 초 현행 60세인 법적 정년을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간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주제들을 뽑아 논의했다”며 “한노총과 대화하면서 일하는 분들의 복지나 안전 부분을 실질적으로 진전할 수 있는 길을 같이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21일에는 민생 현안을 발굴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 대표가 직접 특위 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정책을 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방향은 민생 중심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취임 후 당내 1호 특위로 띄운 격차해소특위도 이날 회의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경력단절자 또는 중·고령 은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용할 때 주는 지원금을 현행의 3배인 24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아울러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지원금을 상향하고, 경력단절 여성에게 원하는 일자리를 연계해 주는 정책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