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재정준칙 법제화’를 당의 정책 의제로 제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징역형 선고로 정치권의 혼란이 커진 가운데, 민생 정책을 강조해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재판 이슈도 있지만 우리는 민생이 우선”이라며 “재정준칙 법제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성장은 복지를 위한 도구이며, 나랏돈을 인색하게 안쓰겠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잘 쓰자는 게 재정준칙 법제화의 진짜 의미”라며 “이는 민주당에서도 추진했던 것”이라고 했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등 재정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강제하는 규범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의 골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대비 3% 이내로 관리하되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60%를 초과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2% 내로 축소해 중장기적으로 60% 수준을 유지하는 내용이다.
한 대표는 “여러 정부가 하려다 못했던 재정준칙 법제화를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반드시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재정 운용에 일관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해 재정준칙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내년 예산 심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벌써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선심성 예산이나 쪽지 예산 관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적었다.
재정준칙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대립하던 주제다. 야당인 민주당은 저성장 장기화 국면을 이유로 반대해왔다. 재정준칙을 법제화 하면 법으로 지출을 막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관련 법안을 냈지만, 여당이던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이후 재정준칙 문제는 4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