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이륙했다고 28일 주장했다. 북한은 근거자료도 공개했지만, 군 당국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확인 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확인해 줄 가치도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지난 10년간 12차례에 걸쳐 북한은 여러 대의 무인기를 우리 영공에 침투해 안전을 위협해 왔다.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의 억지 주장은 후안무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며 남한에서 보낸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는 '비행 기록'을 공개했다. /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대한민국발 무인기의 이륙지점과 침입경로, 침입목적을 확증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10월 8일 오후 11시 25분쯤 백령도에서 이륙해 북한에 침입했다는 것이다. 해당 무인기가 정치선동오물을 살포했고, 조종프로그램에는 238개 비행계획과 비행이력이 입력돼 있다고 했다. 공개된 그래픽에선 백령도에서 출발해 평양 상공에 진입했다 다시 복귀하는 것으로 돼 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무인기는 한국군의 소형 정찰용 드론과 유사하다. 군의 소형 정찰용 드론은 탑재 중량이 600g 정도다. 수백장의 전단통을 드론에 장착한 채 수백㎞를 날아갈 능력이 있는 기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 관계자는 “애초에 전단통을 달 용도로 설계되지 않은 기종”이라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 직후 서울 상동에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출연해 윤석열 정부 비난 전단이 살포된 상황을 가정한 뒤 “북한 군부나 개별단체 또는 개인이 무인기를 날린 사실은 없으며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개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24일 대남 쓰레기 풍선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이 있었던 것에 대해 “아주 조잡한 수준의 북한 전단이 서울 상공에서 뿌려졌으며, 그에 대한 효과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