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전남 곡성을 방문해 “다음에는 한 번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좋은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텃밭이자 선거에서 승리한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보다 먼저 곡성을 찾은 것이다. 취임 직후 ‘호남 공략’을 약속한 만큼, 재보선을 기점으로 정치 보폭을 넓히려는 시도다.
한 대표는 18일 곡성5일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저희가 앞으로 잘하겠다. 저희도 좀 찍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나중에 한번 (당선)될 수 있게 저희가 더 잘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22년 만에 곡성에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냈지만, 최봉의 후보가 3.48%를 얻어 낙선했다.
한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으로서는 최초인 것 같은데, 제가 처음으로 곡성에서 유세하며 국민의힘의 진심을 보여드렸다”며 “곡성과 호남에 국민의힘이 더 잘하겠다. 이 마음을 보여드리기 위해 선거 이후 제일 처음으로 곡성에 왔다”고 말했다.
‘호남 공략’ 기조도 거듭 언급했다. 한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우리는 전국정당이고 대한민국은 그렇게 넓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진심과 실천력으로 다가가겠다. 그런 마음이 언젠가는 통할 거라 본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취임 후 강조해왔던 호남 공략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2년 뒤 지선을 목표로 꾸준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의 ‘용산 차별화’ 전략이 선거에 호재가 됐다고 본다.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22.1%포인트 차이로 이긴 게 결정적이다. 부산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개 지역구 중 17개를 ‘싹쓸이’했지만, 이번엔 우려가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야권단일화,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당·정 지지율 하락 등이 겹쳤다. 그러나 취임 후 첫 선거에서 부산을 수성한 만큼, 대통령실을 향한 친한계의 쇄신 압박도 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