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신규 키즈폰 개통 고객에게 ‘사용 이력이 없는’ 미사용 번호를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또 만 19세 미만 청소년 가입자에게는 ‘최근 2년 간 사용되지 않은’ 에이징(Aging·기존 이용자가 반납해 특정 기간 동안 사용금지) 번호를 우선 제공한다. 최근 키즈폰 사용자의 음란·광고문자 피해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되자, 관련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선정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수신한 키즈폰 화면. /뉴시스

1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면질의 답변서를 의원실에 제출했다. 사측의 공식 입장은 앞서 김 의원이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키즈폰의 스팸 피해 현황과 대책을 질의한 지 9일 만에 나왔다.

현재 통신사는 키즈폰 가입자에게도 대부분 ‘사용된 적이 있는 번호’를 부여한다. 이전 사용자의 체납·성인 사이트 접속 등 이력이 남은 경우,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유해 문자를 받게 된다. 이는 통신사가 스팸 문자 근절 대책을 내놓지 않은 데다, ‘새 번호 부여’ 등 임시 대책도 없어 생긴 결과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통신3사가 약관에 명시한 에이징 기간은 90일이다. 어떤 이력을 지닌 번호든 석 달만 지나면 사용이 가능해진다. 김 의원은 아동·청소년 고객에 대해 이 기간을 2년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에이징 기간이 길수록 이전 사용자와 연관된 유해 문자 수신율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키즈폰 가입자에게 미사용번호를 우선 배정하고, 아동과 청소년 가입자에게는 2년 간 사용되지 않은 번호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보호자가 ‘가족 번호 통일’ ‘생일’ 등 특정 번호를 원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 규정을 두도록 했다.

김 의원은 “아이들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통신사들이 키즈폰에 대해선 더욱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