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정갈등 해법 창구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3주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일부 의료단체에 ‘협의체 참여 의사를 알려달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를 설득하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 대표가 정부 설득의 기회로 삼았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도 결국 성사되지 못했고 오히려 당정 갈등 양상만 불거졌다.

이처럼 여야의정 협의체가 표류하면서 당 일각에선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협의체 구성이 기약 없이 미뤄진다면, 가뜩이나 낮은 윤석열 대통령과 당은 물론, 한 대표 개인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러한 분위기가 결국 10·16 재보궐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당내에선 협의체 구성을 잠정 보류하고 해당 사안을 장기과제로 남겨 두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의료계가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협의체 논의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당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마침표를 한 번 찍고 가야하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한 대표는 최근까지 의료계 태도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는 유화적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은 한 대표는 “(의료계를 설득하는) 지금 이 노력은 어떤 시한을 걸어두고 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생명과 건강 앞에서 출구 전략이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