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과거 투자 쪽에 역점을 두느라 주주에 대한 환원은 우선 순위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증시 저평가’가 정치권 핵심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나온 답변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우리 주식시장 저평가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나 기업 지배구조 등을 그동안 크게 신경을 못 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투자가 이뤄지다 보면 자본의 한계 효용성이 낮아져서 중장기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좀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구조적인 문제인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부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질문을 받고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봤을 때 연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자기 자본이익률이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하고, 90년대 이후 신생기업 숫자가 많지 않다”며 “우리 기업들의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기업가치 재고를 위한 관행이나 문화가 부족하다”고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요가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하다. 이면에는 배당 등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라 단기적인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시장구조이기에 수요가 안정적이지 않다”며 “상장기업 측면에서는 주주가치를 생각하는 경영이 완전히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 구조적으로 여전히 공정성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주주환원이 적은 것은 지배주주가 다수 주주에게 유리한 주주환원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주식시장에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신분제도가 남아있다. 내가 월급을 아껴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데 가끔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는 도둑이 와서 주식을 빼앗아 간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주식시장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주주환원이 부족하다고 한 건, 짧은 기간 동안 고성장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의 최고의 가치를 중장기적인 투자에 많은 재원을 배치했고 오히려 우리 주주들은 참아야 된다는 것이 강하지 않았나 싶다”며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면 언젠가 보상받게 되겠지만 항상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일종의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