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 매설 등의 작업을 하다가 10여차례 폭발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은 최근 맨눈으로 구분이 어려운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군 당국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유실돼 남측으로 유입되거나 북측이 집중 호우를 틈타 의도적으로 지뢰를 남측으로 살포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7일 국방부는 “북한군은 폭염과 장마에도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의 작업을 수개월 동안 지속하고 있다”며 “작업 중 10여차례의 지뢰 폭발 사고와 온열 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군은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휴일이나 병력 교대 없이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계속하고, 철야 작업과 함께 김일성 사망일(7월 8일)에도 작업을 실시한 곳이 있었다”며 “일부 지역에선 여군도 동원된 것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DMZ 일대 경계 강화를 위한 불모지화 작업 및 대전차 구조물로 추정되는 방벽 건설과 지뢰 매설을 병행하고 있다. 지뢰 매설의 주된 목적은 북한 군인·주민의 월남 귀순 차단으로 추정되나, 한국군과 국민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는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지역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과 같은 남북 공유하천과 연결돼 있어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북측 지뢰가 유실돼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께서는 남북 공유하천 인근에서 활동할 때 북한의 유실지뢰에 유의하시고, 해당 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미상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로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북한은 최근 나뭇잎처럼 생겨 맨눈으로 구분이 어려운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에 따르면 나뭇잎지뢰 폭약량은 약 40g으로, 일반적인 대인지뢰(약 20g)와 목함지뢰(약 70g) 중간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다.
군 당국은 집중 호우에 따라 황강댐, 평강댐, 임남댐 등 남북이 공유하는 하천에 건설된 북측 댐에서 기습적인 방류가 이뤄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9년 9월 이후 북한의 9차례 황강댐 기습 방류로 남측에서 8명이 사망했고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임남댐에서도 2002년 1월 이후 14차례 기습 방류가 있었으며, 남측에 재산 피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