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나로호 주역인 과학자 민주당 황정아(대전유성을) 당선인, 전 구글 직원인 이해민 당선인(비례), 의사이자 IT기업 대표 출신 안철수(성남갑) 당선인. /그래픽=정서희

과학계가 21일 제57회 과학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과학기술 계열 인재 22명이 제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갈등 장기화, 인공지능(AI) 등 기술 패권 전쟁, 기후위기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들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비즈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2대 총선 당선인 명부를 분석한 결과, 이공계 학·석·박사 출신으로 전공을 살린 과학기술 분야 경력이 있는 국회의원은 22대 총선 당선인 300명 중 총 22명(지역구 13명·비례대표 9명)으로 집계됐다. 앵커·KT 커뮤니케이션실 전무 출신인 국민의힘 김은혜(성남분당을) 당선인 등 관련 업계 경험은 있지만, 전공·직무가 과학기술과 무관한 당선인들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22명 중 민주당과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0명, 국민의힘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9명이 당선됐다. 이외에도 조국혁신당에 2명, 개혁신당에 1명의 이공계 전공을 졸업한 관련 업계 경력자가 있었다.

국회의원 당선인 중 과학기술계 출신 당선인은 의료계열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 가장 많은 당선인을 배출한 직업군은 의사로, 보안기업 안랩 창업가이자 의사 출신인 안철수(성남분당갑) 당선인을 포함해 총 9명이었다.

민주당 전현희(중구성동갑), 국민의힘 서명옥(강남갑), 국민의미래 한지아(비례), 국민의미래 인요한(비례), 조국혁신당 김선민(비례), 개혁신당 이주영(비례) 당선인은 물론, 국경없는의사회 등 국제기관에서 활동한 민주당 차지호(오산) 당선인과 이번 의대 증원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출신의 김윤 당선인 모두 의사다.

약사 출신은 민주당 서영석(부천갑) 당선인 한 명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출신은 민주당 이수진(성남중원)과 민주당 전종덕(비례) 두 명이었다.

이공계열 인재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민주당 황정아(대전 유성을) 당선인이다. 황 당선인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학·석·박사를 졸업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으로, 누리호 개발 성공의 주역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로 대전 유성을에 전략공천을 받아 대전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됐다.

국민의힘 고동진(강남병) 당선인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개발관리과에 입사해 사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낸 박충권 국민의미래(비례) 당선인, 서강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한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의 이해민 조국혁신당(비례) 당선인도 이공계열 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다.

환경 관련 경력을 가진 당선인은 4명으로 집계됐다. 부산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근무하며 노조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한정애(강서병), 서울대 농과대학 농화학과를 졸업한 환경운동가 출신의 민주당 염태영(수원시무), 충북대 농생물학과 출신으로 환경단체에서 활동한 민주당 이광희(청주서원), 광운대 대학원 환경공학과 박사를 졸업하고 환경 공학 관련 기업인 엔바이오컨스를 창업한 국민의힘 성일종(서산시태안군) 당선인 등이다.

바이오 전문가는 한국공학대 특임교수 출신의 국민의미래 최수진(비례) 1명이었다.

이외에도 당선인 중 이공계열 전공 졸업자는 아니지만 관련 경력이 있는 당선인도 있었다. 국민의힘 김재섭(도봉갑)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IT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다.

국민의힘 박충권(비례) 당선인은 “과학기술은 과학기술 패권 시대 국가의 주요 경쟁력이다”라며 “원자력 생태계 복원 등 국정 관련 현안이 많은 가운데 젊은 과학자 육성,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 투자 등 문제에 있어 관련 전문가들이 앞장설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