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시스템마저 위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환영사에서 “’생활의 편익’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디지털 기술의 양면적 현상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주제인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거론하며 “인공지능과 디지털 신기술이 민주주의를 증진하면서 개인과 사회 안전을 지켜줄 수 있도록,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으자”라며 “민주주의는 어느 한 나라나, 또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수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가 간 디지털 기술의 격차가 경제 격차를 확대하고, 이는 다시 민주주의 격차를 크게 만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발표한 ‘디지털 권리 장전’ 내용을 언급하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은 인간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하고 디지털이 만드는 혜택을 누구나 골고루 누려야 하며 디지털 기술이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 전체 주제인 ‘청년’과 관련해선 “청년들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고 이들 목소리가 국정 전반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서울은 불과 70여 년 전, 공산 전체주의 세력 침략으로 폐허가 됐다”며 “이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개회사에서 “디지털 기술이 민주적 참여를 증진하기도 하지만 가짜뉴스, 거짓 정보, 디지털 감시 위협 증폭으로 민주사회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민주적 가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려면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민주주의 진영의 역량 강화를 내세워 처음 개최한 행사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단독으로 개최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4개월만에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축사에서 “지난 20년간 많은 곳에서 기본적 자유가 약화되고, 선거권이 공격받고, 부정부패가 희망을 갉아먹으며 민주주의는 후퇴했다”며 “이런 도전에 맞서기 위해 세계 100개 이상의 정부가 함께 일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윤 대통령은 20일 저녁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함께 화상 정상회의를 한다. 정상회의는 총 4개 세션으로 진행되며, 윤 대통령은 ‘기술·선거 및 가짜뉴스’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을 주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