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18일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통해 농수산물 수출, 신재생에너지·의료·바이오 분야 등에 걸친 경제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바 여학생들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이 이끄는 혁명군이 1959년 1월 8일 아바나에 입성한 날을 기념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쿠바는 카리브해 지역 중심 국가이지만, 그동안 외교 관계 부재로 우리에게는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는 쿠바와 경제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며 “현재는 미국의 대(對)쿠바 제재로 직접 교역은 상당히 제한되지만, 이번 수교로 향후 상주 공관 개설을 계기로 차근히 경제 협력 확대 기반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수출 1400만 달러(한화 약 187억원), 수입 700만 달러(한화 약 93억원)이다. 이는 2022년 기준 수치로 제3국을 통한 무역 수출·입 규모다.

쿠바는 해삼 등 다채로운 수산물 자원을 보유하고 시가, 럼주 등 기호 식품 생산국이다. 농수산물의 대(對)한국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의 금수조치로 기본 생필품이 부족한 쿠바에 향후 생활용품을 비롯해 전자제품, 기계설비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또 쿠바는 이차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 생산량이 세계 5위, 코발트 매장량은 세계 4위로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 잠재력이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미국의 제재가 해제되면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쿠바는 만성적인 전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발전 설비 확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각종 에너지 분야에 강점이 있는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 식량 등 분야에 대한 개발 수요가 큰 만큼, 낙후된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한 공적개발원조(ODA) 제공 등 본격적인 개발 협력 원조와 연계된 우리 기업 진출 확대도 기대된다.

쿠바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한 의료·바이오 분야는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쿠바의 의학·바이오 분야 전문 인력 활용과 임상 의료 분야에서의 공동 R&D(연구·개발) 등 다층적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양국 간 수교 합의가 가능했던 기반으로 꼽히는 한류의 확산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한국어 보급 활동 ▲한국영화제 ▲태권도 대회 등 공공외교 문화 활동 전개와 함께 야구·배구 등 구기 스포츠 교류 확대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상주 공관 개설로 24시간 영사 조력을 즉각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상주 공관이 없어 주멕시코 대사관이 쿠바를 관할하고, 영사협력원이나 코트라 무역관이 간접적으로 영사 조력을 제공해 왔다. 대통령실은 “공관 개설 이전에도 양국 치안 영사 당국 간 공식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협조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수교를 통해 보훈 외교도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현재 쿠바에는 1921년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쿠바 한인들은 1937년부터 1944년까지 1289달러의 성금을 모아 국민회 중앙 총회에, 264달러를 상해임시정부에 송금하는 등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와 교역·경제 협력 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교 및 공관 개설로 정부 차원에서의 접촉이 상설화되면서 관련 협력 기반 발굴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