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계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10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원내 최다 의석(167석)을 확보한 제1야당이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을 목표로 방탄·패권·팬덤 정당으로 전락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다만 원칙과상식 소속으로 단체 탈당을 예고했던 윤영찬 의원은 회견 직전 잔류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등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칙과상식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이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정치와 싸우는 것도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며 "어느 쪽도 선택할 수가 없다는 민심이 3분의 1이 넘는데 여기에 응답하는 정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된다"고 했다. 나머지 30%는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그런데도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며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가는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선거법 관련 당의 리더십이 붕괴했다고도 지적했다. 원칙과상식은 앞서 이 대표가 '내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발언했던 내용을 소개한 뒤, "의원총회와 전당대회 결의까지 있었다. 이 약속을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뒤집는다면 정치적 신의는 바닥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를 약속했었다. 거대 양당 체제를 굳히는 단순 병립형 비례제 대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는 연동형을 유지하되, '꼼수' 비판을 받았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은 만들지 않겠다는 공약이었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에서 '제3지대' 논의가 활발해지자, 당내에선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 과거 병립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원칙과상식은 이에 대해 "기득권 정치의 높은 담장을 허물고 누군가는 길 하나를 내야 한다"며 "우리가 어디까지 길을 낼지 모르지만, 우리 뒤에 오는 새로운 이들이 이어 달릴 수 있는 정도라도 길을 낸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50%의 민심은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신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고, 기성 정당 내부의 혁신 동력은 소멸했다"고 말했다.

제3지대 세력을 규합하는 '개혁 대연합'도 제안했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려면 국민역량을 모아내는 국민통합 정치, 연대·연합정치로 가야 한다"며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일 민주당을 탈당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개혁신당(가칭)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 여야를 아우르는 세력과 손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원칙과상식은 "신진역량으로 정치개혁의 새로운 엔진을 만들겠다"며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미래를 위한 토론광장을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