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 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직접 2030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의 개최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엔 가입국은 193개국으로 한 자리에서 부산의 강점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뉴욕 도착 후 이날까지 총 28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통해 엑스포 유치 및 각국 상황에 맞는 신시장 확대 노력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기여를 다 하기 위해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에서 2030년 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책임 국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이뤄낸 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널리 공유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 ‘엑스포’라는 단어는 10번 이상 나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사흘 새 28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다. 각국 상황에 맞는 맞춤형 외교를 통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전도 펼쳤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전후해서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아,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 정상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30분 단위로 일정을 잡고 바쁘게 움직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양자 기술, 바이오 의약품 등 첨단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포스탱 아르크앙즈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는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회담에서 키르기스스탄이 추진하는 신도시 건설 사업에 세계적인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우수한 기술력과 건설 경험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면서 보건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울드 가즈와니 모리타니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철광석, 구리, 금과 같은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모리타니아와 관련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 가즈와니 대통령은 광물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구스타보 프란시스코 페트로 우레고 콜롬비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지난 2016년 발효된 한-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토대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한국이 활발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콜롬비아의 인프라 발전에 기여한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확대와 더불어 콜롬비아의 경제 역점 분야인 토지관리 및 농촌 개발, 청정에너지 전환 등 분야에서 정책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 심화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커털린 노박 헝가리 대통령과 회담에서 헝가리는 동유럽 내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 협력국이라며 3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 중이므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박 대통령은 한국의 대(對)헝가리 투자가 최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며 첨단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서 지난해 12월 발효한 한-이스라엘 FTA는 한국이 중동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라며 인공지능, 대체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이 활발한 경제 협력을 기반으로 관계를 확대해 가고 있어 기쁘다면서 로봇, 스마트 모빌리티, 바이오, 양자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음스와티 3세 에스와티니 국왕과 잇달아 양자 회담을 했다.
지난 18일 뉴욕 도착 후 9개국 정상과 회담한 윤 대통령은 전날 코트디부아르, 가나, 모나코, 수리남, 레소토, 벨리즈,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과 정상 회담을 가졌다. 코트디부아르는 부대통령이 자리한 접견 방식이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에도 양자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되는 다수의 회담은 우리 국민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 즉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자 회담의 경제적 의미는 ‘신시장 확대’와 ‘교역 및 공급망 다변화’로 요약된다”며 “회담을 하는 국가들은 신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고 국가 수도 193개 유엔 회원국의 20%를 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4박 6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오는 23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