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병원에 입원해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문 전 대통령은 "빨리 기운 차려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하다"고 헸다. 이 대표는 "잘 알겠다"면서도 단식 중단에 대한 말은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20여 분간 이 대표를 문병했다. 문 전 대통령은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윤건영 의원 등의 안내를 받아 병실로 이동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전날(18일)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몸 상태가 악화해 국회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문 전 대통령이 "링거와 수액만 맞고 곡기는 여전히 안 한다면서"라고 묻자 이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생각이 없어가지고"라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내가 열흘 단식할 때 힘들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며 "근데 지금 (단식한 지) 20일이니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세상에 힘든 사람이 더 많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그는 "단식의 결기는 충분히 보였고, 길게 싸워 나가야 한다"며 "국면이 달라지기도 했으니 빨리 기운을 차려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을 겨냥한 듯한 취지로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늘 63 빌딩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을 하는데 거기 갈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고 이 대표 단식하는 거 와서 위로도 하고, 또 만류도 하고 싶고"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는 걸 늘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병문안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변에서 이럴 때일수록 단식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며 "특히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만두시게 해달라 말씀까지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거 같아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전 대통령께서 이런 걸음까지 하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의 서울 방문은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문병을 마친 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