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2월 가상화폐 ‘위믹스’ 30억원어치를 출시한지 한 달 도 안 된 신생 코인 ‘클레이페이 토큰’과 관련 상품으로 한꺼번에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컨설팅 회사 ‘원더프레임’ 김동환 대표는 12일 클레이페이 토큰이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들었던 것과 구조가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의원이 거래한 클레이페이 토큰에 대해 “권 대표가 테라를 만들기 전에 만들었던 ‘베이시스 캐시’라는 코인과 설정의 거의 같다”며 (김 의원이 클레이페이 토큰을 매입할 때) 테라가 잘 나가던 시기였다. 테라의 전신과 똑 같은 콘셉트의 코인이어서, ‘무조건 잘 될 것’이라는 이야가기 있어서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지난해 2월 15일 카카오의 전자지갑 ‘클립’ 거래 내역에서 클레이페이 토큰 거래가 확인됐다. 그날 하루 김 의원은 위믹스 51만여개(30억원어치)를 클레이페이 토큰 등 두 종류의 가상화폐로 교환했고, 이를 모두 ‘클레이페이’라는 가상화폐 예금 상품에 넣었다. 클레이페이 토큰은 작년 1월 19일 출시된 ‘신생 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클레이페이 토큰 59만개를 구입했다. 클레이페이 토큰은 개당 1200원 수준이었으나, 김 의원이 거래한 후 3000원 이상으로 뛰었다. 그러나 클레이페이를 만든 업체가 지난해 중순쯤 종적을 감췄고, 지금은 가격이 개당 10~2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대표는 클레이페이 토큰에 대해 “전 세계에서 거래가 되는 기본적인 코인을 다 모아놓은 ‘코인마켓캡’에서 검색이 안 되는 마이너한 코인”이라며 “30억이면 김 의원이 가장 많이 돈을 벌었을 때 (자산의) 30% 이상 비중이다. 여기(클레이페이 토큰)에 넣는 것은 누가 봐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총 유통량이 600만개 정도 된다. 김 의원이 매수했던 물량이 전체의 10% 가까이 된다”며 “(출시) 한 달도 안 된 초기에 들어간 것은 아는 사람이 ‘이거 확실하니 LP(유동성 공급자) 투자하세요’라고 얘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LP투자는 투자자가 장외시장에서 거래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김 대표는 “코인 업자에게 사기당해서 잘못된 정보로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11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자지갑을 분석한 뒤 가상화폐 거래 내역에 대해 “국회의원이 하기에는 너무 활발한 내역”이라며 “거래한 시각이 대부분 새벽, 밤, 오밤중 이렇다. 이렇게 하면서 의정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했다. “제가 이 사람을 뽑았는데 의정활동을 이렇게 하고 있다면 싫다”라고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의 재산은 많아야 10억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가상화폐 가격이 올라) 재산이 10배가 불어나고, 하루에도 1억원, 5000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면 사실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는 중에도 가상화폐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 중, 같은 해 5월 1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 11월 7일 핼러윈 참사 관련 법사위 전체회의 중 가상화폐를 거래했다.

또 김 대표는 김 의원이 가상화폐 지식 수준에 대해 “굉장히 코인전문가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언론에서 나오는 코인들만 해도 5종 이상이고 100건 가까이 개인 지갑 결합기록이 남아 있다”며 “딱 보았을 때 이 사람은 코인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며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만 봤을 때 저보다 아는 게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