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으로 재직하던 중 대체복무를 시작해 ‘겸직 논란’에 휩싸인 김민석(31·무소속) 서울 강서구의원이 사회복무요원 근무 시작에 앞서 올해 2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전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강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에 의정활동비·월정수당 2월분인 366만7130원을 모두 받았다. ‘서울특별시 강서구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의 지급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해당 조례에는 강서구의원에게 매달 의정활동비(의정자료 수집·연구비 90만원+보조 활동비 20만원) 110만원과 월정수당 256만7130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김 의원이 최근 대체복무를 하면서 시작됐다. 하루 9시간씩 주 5회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면서 선출직 공무원을 겸직할 수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된 것이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강서구 라선거구(공항동·방화1동·방화2동)에서 당선한 김 의원은 같은 해 7월 1일 4년의 구의원 임기를 시작한 상황에서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1년 9개월간 복무한다.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양천구시설관리공단(공단)에서 근무 중이다. 현직 기초의회 의원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건 헌정 사상 최초다.
현재 김 의원은 ‘겸직 허가 취소’ 통보를 받은 상태다. 지난달 24일 공단은 김 의원에게 조건부 겸직 허가를 내리면서 병무청에 구의원 겸직에 대한 유권해석 질의를 했다. 이에 병무청은 지난달 27일 공단에 사회복무요원은 구의원 겸직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전달했고, 같은날 공단도 김 의원에게 겸직 허가 취소 통보 사실을 전했다. 김 의원은 해당 통보에 대해 “오늘(2일) 법적 절차 차원에서 가처분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강서구의회가 김 의원에게 2월 활동비 전부를 지급한 이유는 김 의원이 구의회에 휴직 신청을 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서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김 의원은 휴직계를 아직 내지 않아 현직 의원 상태”라며 “매월 의정비와 월정수당이 (강서구의원에게) 20일에 지급되는데, 해당 달에 모든 의정활동을 정상적으로 했다는 가정 하에 지급된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의정비 등의 지급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신분이 바뀌기 전인 이미 20일에 전부 지급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강서구의회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김 의원의 2월 의정활동비 및 월정수당 일부 회수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김 의원 본인은 적법한 절차에 의한 행안부 지침·법원 명령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의정활동비·월정수당 등 환수조치가 들어온다면) 관련 법과 절차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 상황이 헌정 사상 처음이라지만 유권해석 부분에 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불법적인 행동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관련) 법이 마련되거나 법원에서 명령이 온다면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제 급여 때문에 ‘황제 복무’, ‘이중 급여’라고 (지적)하는데, 저는 관련 법규가 제정되면 제 급여 전액을 반환할 생각도 있다”고 말하면서 강서구의회에 휴직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휴직계를 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이 없어서 안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군 대체복무 겸직 논란’에도 김 의원은 사퇴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구민들한테 선출됐기 때문에 관련 정책 개발에 좀 더 힘써달라는 것에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병역 의무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구의원이 된 이들 중 병역 의무 대상자는 4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원 등의 피선거권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선출직 공무원의 군 복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병역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지만,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