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생중계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달 중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을 중단한 후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 패널의 질문에 직접 답했다. 다주택자 중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했고, 건강 보험 개혁에 대한 우려에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직접 답했다. 윤 대통령은 마약 사범을 제대로 근절하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날 행사에 대해 적기에 실시된 대통령의 첫 대국민 직접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돌발적인 실수가 없었다며 최근 상승세를 탄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큰 사건이었던 이태원 참사 등 관련 패널이 제외된 점을 지적하면서 “3대 개혁을 하려면 야권과의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 2차 회의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실은 내년 상반기 중 농업·외교 등의 분야에 대한 국정과제 2차 점검회의를 열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p) 상승한 36%로 최근 5개월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정기 조사는 다른 기관 조사에 비해 대통령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일각에선 ‘박스권 탈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긍정 평가 1위는 ‘노조 대응’이 꼽혔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생중계 대국민 회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조선비즈와 만나 “큰 실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첫 시도 치고는 긍정적으로 자평하고 있다”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일단 첫 대국민 공개 소통을 적기에 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정 운영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이 행사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평일 낮에 진행된 관계로 국민 주목도는 좀 떨어진 부분이 있다”며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전날 행사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패널 선정 단계부터 신경을 써야 하고 더욱더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국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소통 시도는 좋았지만, 야당과의 소통도 더 많이 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전날 ‘3대 개혁’을 강조했지만, 야당과의 협치가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노조 쪽을 대표해서 나온 국민 패널도 제3노조에서 나온 관계로 아무래도 직설적인 얘기는 적었다고 본다”며 “2차 회의에선 패널 선정 과정부터 이런 부분을 보강해 토론이 오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진 원장도 “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향후에는 좀 더 직설적이고 좀 더 속 시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적인 관심사인 이태원 참사 등이 논의에서 처음부터 제외돼 국민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서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실언도 했고, 논란도 있어 첫 시도는 조금 조심스러웠다”며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했다.

신율 교수는 “정책으로 지지율 상승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대안 제시는 부족했다고 본다”며 “화물연대 파업 대응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국민 입장에선 이해가 빠른데 정책 효과는 장기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날 생중계가 지지율 상승을 이끌기는 부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