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박용진 의원은 기업의 인적분할을 통해 총수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걸 막는 소위 '이재용법'을 막는 등 '삼성 저격수'로 유명하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21일) 삼성생명법에 대한 설명 간담회를 가지며 "이재용 회장에게도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고 제안드리고 싶다"며 "언제까지 아버지 시대에 깔아놓은 불법과 특혜, 반칙이라는 레일 위에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대 그룹을 달리게 할 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로 규제하는데 법 조문에는 총자산과 주식 보유액 평가방식이 명시돼 있지 않다. 대신 '보험업감독규정'에서 총자산과 자기자본에 대해서는 시가를, 주식 보유액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310조원인데 이 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3%, 즉 9조3000억원을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전자 지분 1.49%를 보유한 삼성화재 역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 3조원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이 줄어들게 된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져 있다. 삼성의 오너일가는 삼성물산의 지분 31.31%를 갖고 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를 통해 이 회장 일가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삼성생명법은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정무위 법안소위에는 가상화폐 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도 상정됐다. 법안소위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안'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 등을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