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는 잘 끓여요. 돼지고기하고 멸치…"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추석 연휴 첫날을 맞아 서울 중구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분홍색 앞치마를 입고 이렇게 말하며 대파를 잘게 썰고 양파를 잘라서 재료 손질을 시작했다. 직접 끓인 김치찌개를 나눠주며 노숙인에게 '밥퍼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집에서 진행자들에 김치찌개를 끓여준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김치찌개를 만들며 맛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3분쯤 명동밥집에 도착했다. 분홍색 앞치마에 두건, 장갑, 팔 토시, 단화 등 조리복을 단단히 갖춰 입은 후, 지하 1층 조리실로 이동했다. 먼저 양파와 대파 손질부터 시작했고, 이어 대형 냄비에 고기를 넣고 양념을 두르면서 주걱을 들고 고기를 볶기 시작했다. 이 작업이 끝나자, 김치를 냄비에 넣고 볶다가 고춧가루와 간장 등을 퍼서 냄비에 넣었다. 명동밥퍼센터장인 백광진 신부와 물을 더 넣을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조리실에서 나와 1층에 마련된 배식 텐트로 옮겨 김치찌개를 담는 대형 냄비가 3개 놓여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김치찌개 조리는 계속돼다. 볶은 김치와 손질된 두부, 손질한 양파와 대파를 냄비에 넣고 국자를 들고 잘 섞어 줬다. 다진 마늘도 빼놓지 않았다. 다진 마늘이 담겨 있던 통에 국물을 조금 넣은 뒤 싹싹 긁어서 모두 냄비에 넣는 모습도 보여줬다.

백 신부와 함께 윤 대통령은 염도를 체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액젓과 간장을 넣으며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겠네요"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재료가 많이 들어갔다" 등의 말을 백 신부에게 말을 건넸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치찌개를 끓이는 동안 정순택 서울대교구 교구장이 윤 대통령을 찾아왔다. 윤 대통령은 "아이고 대주교님, 그냥 방에 계시지"라고 인사했고, 정 대주교는 "어서 오십시오.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환영했다. 정 대주교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인 2월과 당선인 신분이었던 3월에 왔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바로 엊그제 온 것 같은데, 아이고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정 대주교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모두들 태풍 피해 복구나 지원으로 굉장히 바쁠 텐데, 명동밥집에 또 봉사하러 오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올 때마다 대주교님에 좋은 말씀을 들어 저한테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치찌개가 완성되자 본격적인 밥퍼 봉사가 시작됐다. 배식 텐트에는 밥, 오복채무침, 소불고기, 잡채, 김치찌개 등 순서로 놓였고, 윤 대통령은 김치찌개를 담아 배식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점심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 뒤 식판을 전달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눈을 마주치며 "많이 드십시오" "부족한 게 있으면 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많이 드세요"라며 말을 건넸다. "어르신 간이 어떻습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석 메시지에서 "자기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분들을 배려하고 챙기는 진정한 '약자복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의료기관, 그리고 이웃이 힘을 합쳐 사회 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김치찌개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백광진 명동밥집 센터장과 김치찌개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