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창업 도시가 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창업청을 만들고 스타트업 펀드도 거의 조 단위로 조성하려고 한다. 지금 이미 5000억원 이상 조성을 했고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부산을 아시아의 스타트업 플랫폼 도시로 만드는 게 저의 꿈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8월 29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시장집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제공

지난달 29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시장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스타트업도 다 수도권에 다 지금 집중돼 있어서 그 기능을 분산시키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꼽히지만 인구 유출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ㅡ부산의 인구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 청년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계획인가.

지금 이대로 두면 고령화, 저출산 충격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 부산은 진짜 노인 도시가 될텐데 그래서 새로운 글로벌 허브 도시로 거듭나려고 한다. 새로운 산업, 신기술 산업, 문화 관광 산업 등이 들어오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럼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되고 오히려 청년들이 몰려오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부산이 창업 도시가 되기 위해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청도 만들 것이다. 전국에서 처음이다. 스타트업 펀드도 거의 조 단위로 조성하려고 한다. 지금 이미 5000억원 이상 조성을 했고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을 아시아의 스타트업 플랫폼 도시로 만드는 게 저희 꿈이다. 스타트업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 그 기능을 분산시키려고 한다.”

ㅡ’스타트업 플랫폼 도시’를 향한 부산의 장점은.

“부산이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여기가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이 가능한 곳이다. 스타트업이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 와서 휴양도 하고 일도 할 수 있다. 부산은 서울보다 매력 있는 도시다. 바다를 끼고 사는 것과 안 끼고 사는 것은 비교가 안 된다.

제일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게 ‘지산학협력’이다. 대학을 기존 교육부 정책이나 수도권 블랙홀 현상들이 지속되면 지방은 다 죽게 돼 있다. 부산에 대학들이 23개였다가 21개가 됐다. 이걸 다시 활성화시키려고 한다. 중앙 정부의 도움도 필요하다. 중앙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을 과감히 넘겨줘야 한다. 그럼 우리가 몸부림을 칠 것이다.

각 대학 별로 특성이 있다. 그 특성에 맞춰서 대학을 산업과 기업에 확 열어야 한다. 그 속에서 대학에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작업을 하고, 지방 정부가 지원하고 돕고 매칭시켜야 한다. 이것이 1번 과제다.”

ㅡ부산에 가장 급하게 필요한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디지털 인재다. 부산이 올해부터 한 해에 2000명씩 교육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해 우리가 디지털 혁신 아카데미도 할 예정이다. 베스핀글로벌 등 좋은 기업들이 부산에 와서 한해에 100명씩, 150명씩 교육을 시켜 취업하는 조건으로 오면 지방 정부가 교육비를 내준다. 이런 방식으로 본사 또는 본사에 준하는 지사가 부산에 내려오게 되고 그런 식으로 기업을 계속 유치하고 있다.

기업 유치가 재작년에는 한 3000-4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에 3조7000억원이 됐다. 그런 식으로 이제 기업을 유치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결합을 시켜주고 각 대학을 특성화시켜 각 대학이 자기 캠퍼스를 일종의 산업 혁신지구로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려면 교육부가 과감하게 우리(지자체)에게 권한을 줘야 할 수 있다. 이런 쪽으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부산의 대학들이 최근 많이 움직이는 추세다.”

ㅡ게임산업 특화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아직까지는 게임 산업 육성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안 됐다. 부산 출신 게임 기업 중 성공한 곳도 있고 게임 특화 지구도 만들고 ‘지스타’도 매년 진행 중이라 긍정적인 뉴스가 있다.

‘디지펜 공과대학교’라고 게임 쪽의 하버드 대학이라고 하는 미국 시애틀의 유명한 공대가 있다. 내년에 일단 아카데미로 문을 열고 몇 년 안에 우리가 부지를 제공할 거다. 우리가 게임 산업 특화 지구를 만들 예정이다. 그러면 인재를 보고 게임 기업들이 부산에 올 수 있다.”

17일 오후 가덕신공항 부지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동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덕도 앞 바다. /조선비즈 DB

ㅡ가덕도 신공항 건설 진척 상황도 궁금하다.

“물류 도시, 허브 도시가 되려면 항만 물류만으로 안 된다. 항공 물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98%가 인천공항에 있다. 국가 전략상으로도 굉장히 문제가 있는 전략이다. 그것 때문에 사실은 수도권에만 복작복작거리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물건들이 빠르게 움직이려면 항공물류에 대한 의존이 훨씬 커질거다. 세계 2위의 환적항이 있는 부산이 물류 공항을 하나 갖고 있다고 하면 그 시너지가 굉장히 클 거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가덕도 공항을 단순한 여객 공항이 아니라 물류 공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물류 공항을 지을 거면 지금 빨리 지어야 한다. 그래서 속도가 지금 제일 중요하다. 기존 국토부에서는 사전 타당성조사를 2035년까지 길게 잡아놨다. 그런데 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에도 도움이 안 되고, 빨리 물류 공항을 만들어야만 물류, 금융 등을 다 같이 할 수 있다. 그래서 가덕도 공항을 2030년 이전까지 개항하자는 게 우리 목표다.”

-가덕도 신공항 2030 개항 목표 실현을 위한 대안은.

“대안 중 하나가 ‘플로팅(부유식) 공항’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또 매립을 하더라도 매립하는 시간을 확 단축하는 방법 등도 복수로 제안하고 있다. 국토부에서도 지난 정부 때는 굉장히 소극적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원희룡 장관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ㅡ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국토부와 의견 차이가 있지는 않나.

“국토부는 매립 공항 중심으로 생각해왔던 패턴이 있다. 플로팅 공법은 안전 이슈하고 아무 관계 없다. 기술적으로 다 검증됐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그리고 기존의 방식으로 공항을 만들었던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선 플로팅으로 가면 이건 중심이 토목에서 플랜트로 간다. 그런 관점의 이해 관계자들 논리도 있다. 지금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부산시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플로팅 공항은 이미 일본이 간사이 공항 만들기 위해서 실험적으로 실증을 다 했다. 그때가 벌써 20년 전이다. 간사이 공항은 편한 방법으로 하겠다고 해서 매립식으로 했다.

지금은 가라앉고 있다. 부산은 더 깊다. 연약 지반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매립이 더 위험할 수 있다. 플로팅 공법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되고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