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3주 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는 오는 20~21일 호남 순회경선이 예정돼있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꼽히는 호남은 다수 권리당원이 모여있고 수도권 순회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타지역 대비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호남의 민심이 이전보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9일 오후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에 참석해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이 지난 18일 공개한 온라인 투표율에서 전북 17.2%, 전남 16.76%, 광주 18.18%로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경기 투표만 남은 현재 제주(17.8%)와 충남(19.68%)을 제외하면 10%대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은 호남 세 지역뿐이다. 앞서 순회경선을 치른 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투표율은 대구 43.38%, 경북 42.35%, 부산 35.55%, 세종 33.19%, 울산 27.72%, 경남 26.53%, 인천 25.86%, 강원 22.64%, 충북 21.56%, 대전 21.45% 충남 19.68%, 제주 17.80% 등의 순이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전체 권리당원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호남에서 투표율이 낮은 것은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 민심이 전당대회 무관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공개된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국 온라인투표율. /더불어민주당 제공

가라앉은 호남 민심은 지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드러났다.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진 지선에서 광주시장 37.66%, 전북지사 48.65%, 전남지사 58.44%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전남을 제외하고 지선 전체 투표율인 50.9%를 밑돌았다. 특히 광주는 전국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이에 당권주자인 박용진 후보(서울 강북을)는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이 전국 꼴찌 투표율이다. 지난 지방선거 광주 37.7%만큼이나 충격"이라며 "호남이 결정하면 민주당이 민주당다워진다. 호남이 외면하면 민주당은 우리들의 민주당이 아니게 된다. 민주당의 뿌리이고 근본인 호남으로 남아달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호남 출신으로 출마한 후보의 약세도 눈에 띈다. 호남 후보임을 내세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 갑)은 지난 14일 충청지역 순회경선 직후 발표된 개표결과에서 권리당원 투표 누적득표율 4.15%를 기록하며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득표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송 후보는 지난달 13일 최고위원 출마 선언 당시 "호남을 대표하는 후보로서 정권을 되찾기 위한 호남의 강렬한 여망을 실현하겠다"며 "비수도권의 유일한 최고위원 후보로서 호남은 물론 영남·충청·강원·제주 등 전국 각지의 민심을 대변하고 그 어떤 지역도 뼈아픈 소외와 배제와 차별을 겪지 않도록 온몸을 바치겠다"고 했지만 이후 호남 대표 후보보다는 비수도권 후보 이미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갑석 국회의원이 16일 오전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밖에도 박용진 당대표 후보, 장경태 최고위원 후보(서울 동대문을) 등은 호남 출신이지만 서울 지역구 의원으로 호남과 연관이 적고 호남색이 드러나지 않는 후보다.

대선, 지선 등 연이은 선거 패배와 전당대회가 진행될수록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추세가 강해지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권리당원 투표 누적득표율은 78.65%로 박 후보의 21.3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번 권리당원 투표가 전국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 등 오랜 기간 민주당의 지지를 보내온 당원들 무관심이 계속되면 호남 소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