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후 다음 방문지 한국에 3일 오후 9시 26분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C-40C 수송기는 이날 오후 6시 2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7시 2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후 미 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펠로시 의장은 용산으로 이동해 한 호텔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는 중국을 의식해 동중국해를 우회하며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상공을 끼고 한국으로 우회하는 비행 경로를 설정한 것이다. 통상 대만 타이베이에서 우리나라 인천 공항까지 직항으로 비행할 경우 비행시간은 2시간30분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우회 비행을 하면서 비행시간이 늘어났다.
펠로시 의장은 오는 4일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함께 한다.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휴가 중이어서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이날 출국했다. 이 때문에 박 장관과 펠로시 의장의 면담도 성사되지 않았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오찬 이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인 JSA로 이동해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 가능성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JSA 방문 일정은 당일 날씨와 헬기 이동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펠로시 의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면담이 성사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는 펠로시 의장에게 이용수 할머니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미국 하원에서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 121호’(HR121호)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하원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시인과 사과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위안부 결의안 121호를 2007년 7월 채택한 바 있다.
앞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한 펠로시 의장은 4일 한국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