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親)이재명계 의원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 의원이지만 당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의원은 이른바 ‘7인회’로 불리는 정성호·김영진·김병욱·김남국·문진석·임종성·이규민(전직) 의원 등 7명이 전부였다. 그러나 대선 패배 이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선, 당권 도전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등 세가 불어나면서 당 안팎으로 영향력이 커졌다.
7인회와 당내 강경 초선모임인 ‘처럼회’가 대표적인 이재명계로 꼽힌다. 7인회 중에서는 특히 정성호 의원이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정 의원은 이 의원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이 의원 캠프에 합류했다. 또한 정 의원은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었고, 이재명 의원은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에서 승리해 최종 당선된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후 정 의원이 이 의원 선거 캠프에 합류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사람은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대선 패배 직후 휴식기를 가졌을 때도 라디오와 방송 등에 출연해 이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일부 밝히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김영진 의원은 이번 대선 경선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김병욱 의원은 캠프 총괄선대부본부장과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아 이 의원 지지 조직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처럼회는 일부 의원들이 이 의원을 지지해왔고 20대 대선 패배 이후 이 의원의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응원을 등에 업으면서 친이재명 성향에 더 가까워졌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장경태, 이수진(서울 동작을), 양이원영 의원 등이 대표적인 개딸 ‘픽’으로 꼽힌다.
또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경기도 지역구 59석 가운데 51석을 차지한 것도 이재명계 의원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이 의원과 직접적 접점이 있는 의원은 적지만 지역구 현안 해결을 위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의원과 접촉이 잦았고 의정활동 하면서 경기도 지역구 초·재선의원 대다수가 이재명계로 이동했다. 김용민, 김홍걸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윤후덕 의원은 본선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았고 수시로 이 의원과 정책 관련 대화를 나누는 정책 브레인이다. 이 의원이 지난달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민영화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 역시 윤 의원과의 교감 끝에 낸 법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박찬대 의원도 측근으로 꼽힌다. 대선 본선 캠프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6·1 지방선거에서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신친명계가 됐다. 그는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할 때도 이 의원의 전당대회 러닝메이트가 될 것을 천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입 인사로 문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아 한때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됐던 김병기 의원 역시 현재는 친명에 속한다. 물밑에서 이 의원 네거티브 대응을 활발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의 세력이 커지고 이 의원이 강력한 당대표 후보로 떠오르면서 친명계가 당내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4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의결한 당대표 ‘중앙위원회 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로 컷오프’ 안을 ‘중앙위 투표 100%로 컷오프’ 도입을 결정하자 정성호 의원 등이 주도해 ‘비상대책위 비판 연판장’ 서명을 받았다. 친명계는 전준위안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다. 해당 서명에는 하루 만에 민주당 의원 63명이 참여했다. 당내 의원 3분의 1 이상이 호응한 것이다. 이에 당무위원회에서 비대위안과 전준위안을 절충해 당대표 경선에서는 전준위안을,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비대위안을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