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한국의 스위스입니다. 청주 출신인 저도 이번에 청풍면 케이블카를 타보고 그 아름다움에 정말 놀랐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6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 야외라운지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터뷰 중 ‘레이크파크(호수공원)’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대청호를 ‘대한민국의 진주’, ‘대한민국의 스위스’라는 표현으로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에 스위스가 있는데 그걸 몰랐다”며 “대청호 주변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지난 1일 취임식을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진행했는데 여긴 청주시 대청호가 한눈에 보여 본인이 공약한 ‘충북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 실현에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 그는 인터뷰 다음 날인 7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를 위해 충북대학교를 찾았을 때도 이 같은 구상을 전했다. 김 지사는 이 밖에도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한 구상을 털어놓으며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취임 후 현안 1호 결재는 어떤 내용인가.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 방향’이다. 레이크파크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충주호(청풍호, 단양호), 괴산호, 대청호 등 757개의 아름다운 호수‧저수지와 그 주변에 어우러진 백두대간, 종교‧역사‧문화 유산 등을 연계해 스토리와 낭만, 힐링이 있는 국내 최대의 초대형 관광프로젝트다.”
-그래서 지난 1일 취임식도 야외 호수에서 진행한 것인가.
“그렇다. 청주 대청호는 대한민국의 진주다. 대한민국에 스위스가 있는데 고향이 청주인 나도 그걸 몰랐다. 청풍면에 호반 케이블카가 있다. 단양 스카이워크에 올라가 보면 사람들이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나’라고 한다. 청남대는 어떤가. 청와대 개방 6만 평인데 청남대는 54만 평이다. 대청호 안에는 섬도 있다. 관상 정원의 숲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보다 훨씬 아름답다. 키르기스스탄에 이스쿨이라는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가 충청북도보다 조금 작다. 사실상 바다다. 미안하지만 거긴 소금 바다다. 우리의 대청호는 소금이 아니다.”
-충북에는 바다가 없는데 취임사에선 ‘꿈의 바다’를 언급했다.
-대청호를 빗댄 것이다. 나는 ‘우리 충북엔 꿈의 바다가 있다’고 상시 강조한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최고의 목표는 바다 없는 도의 도민들이 꿈의 바다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관광산업 차원만이 아닌 도민의 자존심과 자긍심의 문제다. 그리고 이는 정주 의식으로 연결된다. 문화는 교육의 다른 이름이다. 문화 인프라는 살아있는 교육이다. 내가 여기서 보여 줄 것이다. 출생률 늘어나고 농촌 벌떡 일어나는 것, 청년 창업 기업 일어나고 공무원 일어나는 걸 보여줄 것이다.”
-농업 관련 지원책도 궁금하다.
“정말 이번에 내가 실험해볼 것은 ‘농업이 정말 6차 혁명’인가 아닌가 관념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1억 농부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 많은 돈 집어넣고 많은 직불금 주며 농촌 우대정책을 썼지만, 되지 않았어. 농촌혁명은 교육에 있다. 농민들에게 IT 교육을 해야 한다. 농민들에게 농기계를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줘야 한다. 힘든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극기 훈련’에 불과하다. 기계농과 농지 협동화가 꼭 필요하다. 그런 모델을 보여주고 이게 된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그럼 농촌의 혁명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도시농부를 활용해야 한다. 도시에 엄청난 노동력의 바다가 있다. 그분들을 농번기에 농촌에 투입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도시는 인력이 남고 농촌은 인력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농민들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으면 직면할 수 있는 직접 유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 길을 오직 농협에 의존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저와 우리 도청 공무원들은 다 우리 농산물을 팔아주는 ‘장사꾼’이 될 것이다.”
-취임 직후 관사를 반납했다.
“중소기업들 만세 부르는 상황 아니고, 스타트업 정책 많은데 실효 거두지 못하고. 의료비 많이 쓰고 있는데 사각지대 해결이 안 된다. 지금 농촌에도 센터와 건물, 문화 공간 등이 많다. 이게 지금 일 년에 몇 번이나 쓰나. 국가 전체가 거대한 낭비의 숲이다. 예산과 재정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그래서 관사도 반납하는 등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왜 그런가. 결국은 돈으로 문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바꿔야 한다. 사람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 부분은 바로 교육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955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 지역 명문인 청주고를 졸업했다. 연세대 치과대학으로 진학했으나, 재학 중 반유신 투쟁을 하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돼 20개월가량 투옥 생활을 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전기공사 현장 주임, 신축공사 현장 소장 생활을 했다. 1986년에는 ‘시인’ㆍ’문학의 시대’로 문단 데뷔한 시인이기도 하다. 민주화 후 복학해 의사 자격증을 땄고,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치과의사 개원의로 활동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 홍보위원장으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경기 안산갑 지역구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고, 같은 지역구에서 19대 국회까지 4선에 성공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끌었던 ‘국민의 정부’에서 1년가량(2001년 3월~2001년 12월)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후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할 당시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18대 국회에서는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역임했고,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안철수 의원이 이끌었던 국민의당으로 나눠질 때는 분당에 합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을 거쳐 2020년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진보에서 출발한 정치 이력이 중도를 거쳐 보수정당으로 이전한 것이다. 21대 총선에서 경기 고양시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올해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에 당선돼 고향에서 지자체장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