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이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말을 남겼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정진석 국회부의장(왼쪽부터)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뉴스1

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다. 정부와 청와대(대통령실)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만리 이역 땅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얽히고 설킨 애증, 우리로서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라며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둔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지방선거가 끝난 지 불과 일주일이다. 지방선거,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라며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우리 당 후보들을 선택했다. 당의 내실을 다져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우크라이나 방문하겠다', '혁신위원회 설치하겠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하겠다'" 등 이 대표의 움직임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며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빚을 졌다. 윤석열이란 '독보적 수단'을 활용해 정권교체의 숙원을 이뤘다"며 "국민의 힘이 그 빚을 갚는 길은 여당으로서 굳건하게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일"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소속 의원들로 꾸려진 정당 대표단이 5일(현지 시각) 키이우 인근 이르펜의 파괴된 주택가를 살펴보고 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지사 페이스북 캡쳐

이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로 꾸려진 대표단은 5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부차를 찾았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국회 대표단이 키이우를 공식 방문했다"며 대표단의 사진을 공개했다.

쿨레바 주지사는 "대표단이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의 민간인 고문 매장지를 방문하고, (또 다른 지역인) 이르펜에서 파괴된 주거지역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단과 러시아 침공 이후 키이우 복원을 위한 협력과 공동 사업 분야를 논의했다"며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해외 파트너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표단은 지난 3일 저녁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 4일에는 비영리기구(NGO)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피난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방문 기간 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