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59)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586 정치인 용퇴론 주장에 대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을 이끄는 ‘투톱’인 윤호중·박지현 두 공동비대위원장이 서로를 향해 공개 충돌한 것이다.

박지현(왼쪽),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586 용퇴론’에 대한 견해를 묻자 “선거를 앞두고 몇 명이 논의해서 내놓을 내용은 아니다”라며 “당의 쇄신과 혁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당에 논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거기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말하는 586 용퇴론이 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윤 위원장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해 자리를 떴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 철학과 81학번으로, ‘586 세대’에 해당한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킨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을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출마, 약속대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같은 ‘586 용퇴’ 주장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그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정말 많이 잘못했다”며 사과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당내 인적 쇄신과 관련해 “586 용퇴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당이 더 젊은 민주당 만들어가기 위한 그림 그려가는 과정에 있어서 기득권이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과정 거쳐야 민주당이 반성,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과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의 ‘586 용퇴론’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장에서는 당 지도부가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듯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회의 중간에 나와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선대위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짤짤이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을 조속히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윤 위원장은 “비상징계 관련 논의도 더이상 없었다. 그 사안이 윤리심판원으로 넘어가 있고 윤리심판원에 징계절차를 넘긴 것도 비대위 의결사항”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회의장에서 나온 박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 이후 윤 위원장과 말이 없었나” “회의장 안에서 고성이 들렸는데 어떤 이유로 나온 고성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윤 위원장이 586 용퇴론이 박 위원장의 개인 생각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이런 다양한 의견 모여서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부 협의된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윤 위원장이 숙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586 용퇴론과 관련해 당내 인적 쇄신 필요하다. 능력 있고 유능한, 검증된 사람 중심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다만 586의 일률적인 용퇴가 그런 우리 당의 인적 쇄신·개혁 방식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담보하는지 충분히 논의한 이후에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