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11일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경축 연회에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게 이유다.

지난 10일 저녁 7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는 귀빈 만찬이 열렸다.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 더글러스 엠호프 미국 부통령 부군 등 각국 외빈이 자리했다.
국내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 최근 사의를 표한 노정희 선관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정치권 인사와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김한길 전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 인수위 인사들도 자리했다.
재계 인사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등이 만찬장을 찾았다.

김 여사는 광택이 도는 베이지색 원피스 차림으로 만찬장 바깥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는 외빈들을 차례로 악수하며 맞이했다. 김 여사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이자 집권여당 대표와 인사하고,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를 보며 입을 가리고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 윤 위원장의 모습은 이 자리에서 포착됐다. 이 장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강한 비판 글이 올라왔다. 김 여사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데, 당을 대표하는 윤 위원장이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당원은 권리당원 게시판에 “윤호중 김건희 만나서 낄낄거리는 거 완전 꼴불견”이라며 “비대위 해체해라 시끄럽기만 하다”고 했다. 다른 당원은 “윤호중 김건희 보고 왜 그렇게 좋아한 거야? 진짜 꼴 보기 싫더라”라고 썼다. “방금 김건희 앞에 두고 활짝 웃는 윤호중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았다. 너무 황당하고 화도 난다”는 글도 있었다. “비대위는 해체하라” “윤호중은 사퇴하라”와 같은 글도 올라왔다. 이 같은 내용의 글은 이날 하루 60여건 게시됐다.
윤 위원장은 전날 참석했던 윤 대통령 취임 기념 귀빈 만찬에 대해 거센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당 회의에서 “진시황의 즉위식도 아닐진대 윤석열 당선인의 초호화판 취임식에 국민의 한숨이 깊어 간다”며 “통째로 전세 낸 특급호텔의 화려한 불빛은 국민의 시름이다. 최고급 차량 558대가 도로를 가로지를 때 국민의 원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흥청망청 취임파티에 취할 때가 아니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소상공인, 이동권을 호소하는 장애인, 모든 고통 받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