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세상은 원자와 빈 공간뿐, 나머지는 의견이다’가 좌우명이라고 밝혔다. 기원전 450년경에 활동했던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가 한 말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국민의힘 유상범·장제원·조수진 의원의 좌우명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데모크리토스는 ‘고대 원자론’을 완성했다. 우주 전체의 근원은 원자와 허공이며, 다른 모든 것들은 관습적으로 믿어지는 것들이라는 이론이다. 이 원자론은 근세 물리학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데모크리토스는 물질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 신(神)을 배제했고, 그의 주장은 유물론의 길을 열었다. 칼 마르크스의 박사학위 논문은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 자연철학의 차이’다.

한 후보자는 ‘감명깊게 읽은 책과 그 이유’를 물은 김남국 의원 질의에 “허먼 멜빌의 ‘모비딕’과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의 ‘하마에게 물리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을 좋아한다”고 했다. ‘하마에게 물리다’는 일본을 휩쓴 연합적군 사건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연합적군은 적군파와 게이힌 안보공투가 결합한 테러 조직으로, 아사마 산장 사건 등을 일으켰다.

한 후보자는 ‘법학을 전공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김 의원 질의에 “국민을 보호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이 법이라고 생각하여 법학에 흥미를 느꼈다”고 답했다. ‘검사가 된 이유’ 질의에는 “상식과 정의를 사법시스템 안에서 지키는 것이 검사라고 생각해 검사가 되었다”고 했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적폐는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부정부패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