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별도의 ‘이임 대통령 환송식’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임기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것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다. 애초 ‘조촐하게’ 진행하기로 한 취임식 규모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에 따라 참석 인원을 늘릴 방침이다. 다만 실외에서 진행하더라도 마스크는 착용한 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취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전날(14일) 보고 사항까지 이임 대통령 환송식은 없었다”면서 “전임 대통령(문 대통령)께서는 초청 대상이시고 당연히 참석하실 텐데 그것으로 갈음되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두고 관심이 많은데, 사실 전임 대통령의 참석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도 했다.
다른 취준위 관계자도 이임 대통령 환송식과 관련한 질문에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 그런 것이 있었냐”면서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직전 이임 대통령 환송식은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 취임식에서 진행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취임식 식순을 마치고 취임식이 치러지던 국회의사당 본청 앞 무대에서 퇴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내려와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차량 앞에서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차량에 탑승해 취임식장을 빠져나갔다. 문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소로 이임 대통령 환송식이 진행되지 않았다.
애초 “취임식은 조촐하지만 내실 있게”라는 윤 당선인의 의지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비교적 작게 검토되던 취임식 규모도 확대될 예정이다. 취준위 관계자는 “1m씩 떨어져 앉아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당초 2만명 정도로 예상하던 참석 인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방역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취준위는 당초 500여명으로 계획했던 ‘특별초청국민그룹’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취준위가 취임식 규모를 확대하더라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의 규모는 앞선 대통령 취임식과 비교하면 조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치러진 첫 번째 취임식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약 2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후 취임식 규모는 점차 증가해 역대 대통령 취임식의 참석 인원은 ▲김영삼 3만8000명 ▲김대중 4만5000명 ▲노무현 4만8500명 ▲이명박 6만405명 ▲박근혜 7만36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된 점을 감안해 약 500여명만을 초청해 국회 본관 중앙홀(로텐더홀)에서 진행됐다. 앞선 대통령들의 취임식은 모두 국회 광장에서 치러졌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역시 국회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취준위는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진행되더라도 마스크 착용은 유지할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에 대해 방역 상황을 평가해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대규모 행사인 점을 감안해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앞선 대통령취임식과 마찬가지로 취임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취준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희망나무 제막식’처럼 별도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 중에 있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가족 단위 참가 신청을 받아 3885가족이 취임식을 지켜봤고, 박 전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희망 복주머니가 걸린 희망나무 제막식을 했다. 취준위는 이전 취임식과 마찬가지로 카퍼레이드도 계획하고 있으나, 집무실 이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내달 9일 청와대를 떠나 이튿날인 10일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 경남 양산의 사저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