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세훈표 재개발’이라고 불리는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을 경기도에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도와 서울시를 오가는 광역버스를 늘리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과 조찬회담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의 ‘신통기획’을 언급한 뒤 “어제(10일) 성남시 태평동에 가서 수정구의 열악한 주택을 보면서, 서울시 아이디어를 경기도에 적용해서 (재개발을) 빨리 추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개발을 주도하되, 공공이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역지정 기간을 2년으로 대폭 단축시키는 제도다. 오 시장 취임 이후 본격 도입됐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민간 재개발 후보지 21곳을 포함해 모두 33곳에서 신통기획으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구역의 사업이 완료되면 4만3000호 주택이 공급된다.
재개발·재건축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공감했다. 유 전 의원은 “재건축·재개발이 좋은데, 한꺼번에 추진하면 전세난을 자극할 문제도 있고 부동산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며 “경기도나 서울시가 속도 조절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 옳은 이야기처럼 들렸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전 경기지사 때 늘어난 시민단체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유 전 의원은 “주민들에게 도움이 가야 할 복지·보육 예산을 억제하면서 정치적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으로 활용해 온 박원순·이재명 시절의 잘못을 바로잡는 문제에 대해 서울시의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들었다’며 “경기도에서 그런 부분은 반드시 없도록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6시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병원 앞에서 광역버스 8800번을 타고 서울시청에 도착했다. 그는 경기도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할 때 이용하는 광역버스에 대해 “(도민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체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후보가 되면 서울시가 경기도에서 버스로 진입하는 버스 총량을 규제하는 ‘버스총량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오 시장에게) 요청했다”며 “서울시도 같이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부터 수도권 교통 문제 최대 현안인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해서는 “GTX A·B·C 노선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GTX D·E·F 노선에 대해 서울시와 경기도가 긴밀하게 의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유 전 의원은 수원시에 있는 군 공항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대도시에 군 공항이 있는 곳이 수원과 광주, 대구 등 3곳”이라며 “(대구 공항은) 제가 8년가 노력해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국방부, 기재부, 공군 다 설득해서 만든 법안”이라며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수원 군공항 이전은 임기 내에 반드시 계획을 확정하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제 손으로 대구 공항을 이전하고 수원 공항을 이전하면 나중에 광주 공항을 이전하는 데에도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오 시장이) 박원순 시대를 완전히 바꾸고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 반드시 제가 승리해 이재명 전 지사 4년 간의 경기도를 완전히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경선 경쟁자인 김은혜 의원을 향해 “성남시 12년, 경기도 4년 이재명 시대를 확실히 끝내고 바로잡으려면 본선에서 승리할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