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이번 주 중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초안을 만들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부처 필수 기능을 존속시키는 복수의 안을 마련해 윤 당선인이 선택하도록 할 예정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신용현 대변인이 25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프레스 다방'을 방문하고 있다. /뉴스1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은 국정과제를 1차로 정리하는 시점(4월 4일)에 맞춰서 조금 거칠더라도 1차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후에 계속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은 새 정부 조각과 맞물리는 문제다. 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리므로, 이번 주에 가급적 초안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중심의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는 이번 주 초에 정부조직개편의 ‘중폭’ 또는 ‘소폭’ 여부부터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조직개편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여가부 폐지’는 인수위가 공약을 그대로 지키겠다고 못박은 상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방안과 관련해 “현행 제도에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몇 가지 옵션을 만들어서 당선인 판단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기존 여성가족부에서 ‘가족’과 ‘청년정책’ 파트를 떼어내 다른 부처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의 ‘가족’ 파트를 보건복지부의 ‘복지’ 파트와 붙여서 ‘가족복지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감염병 대응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질병관리청을 흡수한 ‘보건부’를 별도로 만드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여가부의 ‘청년정책’ 파트를 기존의 교육부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여성가족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통상부문’ 이관 문제는 다시 외교부로 ‘통상’ 파트를 넘기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미중 전략 경쟁 등 정치·안보적 이해관계가 통상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안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외교부가 산업부로부터 통상교섭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통상 기능은 주로 외교부와 붙어있었다. 김대중 정부는 출범 당시 외무부를 외교통상부로 재편하며 장관급 통상교섭본부를 신설했으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상 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갔고, 이를 산업부의 통상차관보가 총괄하도록 했다. 통상 책임자의 ‘급’을 한 단계 낮아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통상 분야의 외교부 이관을 공약했으나 집권 후 논의 과정에서 통상 업무를 산업부에 존치시키고 대신 통상차관보를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격상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현대 외교의 70~80%가 경제이고, 정상회담의 주요 주제도 경제”라면서 “우리나라가 통상으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방향이 가야 하는지 의견이 모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