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고 있는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실험장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미국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조셉 버뮤데즈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1일(현지 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1~4번 갱도 중, 2006년 1차 핵실험으로 크게 손상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4번 갱도를 복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할 때) 기자들은 터널 입구가 폭파되는 것은 봤지만, 그 안으로 얼마나 훼손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라며 "만약 입구 정도만 파괴되고 내부 손상이 크지 않았다면 3~6개월이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5월 중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신기자들만 초청한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 갱도를 폭파했다. 한 달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1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전날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난 2018년 5월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활동이 식별됐다"며 "한미 당국은 긴밀한 협조 하에 관련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18년 5월 당시 2·3·4번 갱도를 폭파했다. 1번 갱도는 폭파하지 않았는데,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많이 무너져 이미 없앴다는 게 북측의 설명이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은 1번 갱도에서, 2~6차는 2번 갱도에서 실시됐다. 복구하고 있는 갱도는 3번과 4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이 1, 2번 갱도는 당장 복구가 어렵지만 3·4번 갱도는 상황에 따라 보완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생산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의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을 제시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 움직임은 이런 과업을 실행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변 핵단지에서도 5MW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등의 가동 징후가 지속해서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