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뒤 이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는 이를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국방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 북한이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차례의 시험발사가 ICBM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해당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언급한 신형 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이다. 화성-17형은 기존 ICBM보다 직경과 길이 등 크기가 커져 공개 당시 ‘괴물 ICBM’으로 불렸다. 한미는 앞서 초기 탐지된 제원을 바탕으로 최근 두 차례 발사체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로 추정했는데, 신형 ICBM의 일환으로 최종 판단한 것이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두 차례 발사 관련 보도에서 ‘미사일’ 언급이나 발사체 사진 없이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의 일환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북한은 최근 2차례 미사일 시험발사의 구체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한미 양국은 정밀 분석 및 협의를 거쳐 위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추가개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러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고 5년내 다량의 정찰위성 배치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은은 "군사 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고위당국자도 10일(현지 시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주최한 전화설명회에서 “미국은 북한이 지난 2월 26일과 3월 4일에 발사한 두 개의 탄도미사일이 북한이 개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북한은 2017년 세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와 달리 이번엔 대륙간탄도미사일 비행거리와 역량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나중에 인공위성 발사라고 속이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거리로 발사하기 전에 새 시스템의 요소들을 시험하기 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재무부가 오는 11일 북한이 금지된 무기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외국 물자와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새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이 고위당국자가 밝힌 것과 동일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