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첫 민주정부는 김대중 정부”라고 말한 것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일 “(노태우·김영삼 정부는) 형식적인 민주주의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거행된 제103주년 3·1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6월 항쟁 후 첫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노태우 전 대통령, 첫 문민정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를 ‘민주정부’라고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평생 민주화에 몸을 바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모를 리 만무한데, 각종 개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치를 바로 세운 문민정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저의가 무엇이냐”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의 반응을 이해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 발언 대해 “1987년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민주주의 정부지만 실질적 증진이 있었다기 보다는 형식적 민주주의였다”며 “내용적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아주 진전된 국가라고 주장을 못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김대중 정부는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며 “국제 사회에 자신 있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선언하면서 우리 문화를 개방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