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국내 원전 기술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사우디 공식회담에서 원전과 관련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공식회담에서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어 사우디 원전사업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원전과 관련해 새로운 계약 소식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앞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사우디 현지에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사우디의 대형 원전 수주를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전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총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예비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빈 살만 왕세자가 원전 발주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언급한 게 있냐’는 질문에 “사우디 측에서는 원론적인 차원으로 응대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에 도착하기 전 방문한 UAE에서도 원전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지난 16일 UAE 두바이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두바이 군주)와 회담에서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각별한 우정으로 바라카 원전을 비롯해 국방·방산, 보건,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알 막툼 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할 때마다 그 성과에 감탄하게 된다”며 “특히 바라카 원전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UAE를 떠나면서 SNS에 올린 글에서도 “아크부대와 바라카 원전은 양국의 굳건한 연대와 신뢰를 상징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을 짓지 않기로 정하고, 건설 중이던 신한울 3·4호기 공사도 중단시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는 한국 원전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수교 30주년을 앞둔 양국 협력이 방산과 인프라, 원전 등으로 확장되어 더욱더 굳건한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인프라, 방산 분야를 비롯해 원전 등으로도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는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가 “원전 건설 관련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체코 신정부와도 관련 논의가 잘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체코가 원전, 방산 같은 협력 분야 확대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총리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