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당국은 7일 북한이 이틀 전 쏜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것은 성능을 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는 판단이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국방과학원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북한이 1월 6일 보도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 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6일) “국방과학원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미사일은 발사 후 분리되어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 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또 “당중앙은 시험발사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해당 국방과학연구부문에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시험발사 결과를 보고 받고 치하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러나 군 당국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북한 미사일에 대해 “(속도는) 마하 6 수준, 고도는 50㎞ 이하”라면서 “비행거리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700㎞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초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은 군의 자산으로 초기 탐지한 사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에도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작년 9월 28일 시험 발사한 미사일과 대비해 4개월 만에 추가적인 기술적 진전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최초 공개된 다른 종류의 미사일 중의 하나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방부가 언급한 국방발전전람회 공개 미사일은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가리킨다.

북한이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범주에는 포함되지만, 조금 더 기술이 업그레이드된 기동형 날개를 붙여서 정확성을 높인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외형상으론 작년 9월에 쏜 것이 극초음속 비행체 형상에 더 가깝다고 했다.

군 당국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대외적으로 주장한다는 말이 된다. 이 관계자는 ‘일반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을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한 발표의 정확한 의도는 평가가 제한되지만, 내부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함 등 메시지 관리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에 보면 그 미사일 쏘지 않고 다른 걸 쏘고 보도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미사일 연구 관련 국방부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도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을 근거로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이미 개발 완료된 기동형 탄두의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측면 기동’이라는 것은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똑바로 날아가면서 지그재그로 회피 기동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이 주장한 측면기동 120㎞는 이런 형태가 아닌 ‘선회기동’으로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관의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국내서 개발이 완료된 ‘현무-2C’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무-2C도 최대 속도가 마하9정도 되지만, ‘극초음속’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수십 년 전 운용하고 한국도 수년 전 시험한 기술로, 극초음속은 ‘북한의 그들만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