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임기 마지막 해 첫 외부 일정으로 국내 최북단 역인 제진역을 방문해 남북철도 연결과 ‘남북 평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날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을 방문해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제진역은 남북출입사무소(CIQ)가 위치한 국내 최북단에 있는 역이다. 2002년 남북 합의를 통해 2007년 북한 감호역과 연결됐다.
그런데 남쪽으로는 철도가 놓여 있지 않았다. 동해선 중 단절 구간인 강릉~제진 구간을 이번에 연결하는 것이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정부는 북측과 협력 재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인정돼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고, 이날 착공식을 개최한 것이다. 2027년 말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강릉~제진 철도 건설사업은 111.74㎞ 구간에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총 2조7406억원을 투입한다. 이 구간은 지난해 말 개통한 부산~울산~포항 구간, 2023년 개통 예정인 포항~삼척선과 연결된다. 제진역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2018년 개통한인 원주~강릉선, 2027년 개통 예정인 춘천~속초선과 연결돼 서울까지 철길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제진까지는 3시간 내, 부산에서 제진까지는 3시간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릉·양양·속초·고성 등을 고속철도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주말 관광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이번 철도건설 사업에 대해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에 대한 우리의 신뢰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음을 밝혔다. 남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에 이어 같은 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공동조사를 완료했다. 그해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청와대는 강릉~제진 구간 철도 착공에 대해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가장 긴 축인 부산에서 나진까지의 동해축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대륙철도망인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만주 횡단철도(TMR), 몽골 횡단철도(TMGR)와 부산항이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부산에서 동해선 철도망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네덜란드까지 화물을 운송할 경우 운송기간이 해상 운송의 60일에서 37.3일로 23일 단축되고, 운임도 50%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이같이 남북철도 연결과 남북 평화를 강조한 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발사”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과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