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 선대위원장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손실보상을 위한 '100조원 카드'를 꺼내자,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포기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월 임시국회 처리'를 역제안했다. 그러나 구체적 절차를 놓고는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100조원 추경'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11일 경북 안동을 방문해 "여야가 합의해서 정부가 추경안을 받으라고 하면 문재인 정부도 무엇을 그리 아끼겠다고 하겠나"라며 "100조원은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자신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들의 사기행위, 정치 기만행위에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추경안 편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강원 춘천시를 방문해 "집권여당 후보가 대통령에게 행정부를 설득해서 먼저 추경안을 편성하고 국회에 제출하게 한 다음 정치인들이 논의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추경은 현직 대통령의 소관"이라며 "대선 후보가 얘기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 윤 후보와 온도차를 드러낸 데 대해 엇박자가 전혀 아니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여야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입장차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역대 최대인 607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자마자 추경을 추진한다는 데 부담이 있다.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국민의힘은 실제로 추경이 편성돼 조기에 집행되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