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일본이 종전을 반대하고 정전체제 유지를 원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 노력하진 못할망정 전쟁 종결을 반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추진 중인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기조에 비판적인 야권을 향해 ‘친일(親日)’ 프레임을 제기한 공세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한국전쟁 관련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칠곡군 가산면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참배한 뒤 지지자들과 만나 “여전히 한반도는 법률상 전쟁 상태로, 잠시 정전했을 뿐이지 종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평화 협정을 맺고 평화체제로 가기 전에 반드시 정전상태를 종전상태로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일본은 그럴 수 있다. 한국전을 통해서 우리가 그렇게 참혹하게 죽고 부서질 때 그들은 물건 팔아서 재기했다. 남의 불행이 자신의 행복일 수 있다.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니까. 외교 핵심은 국익 중심이다. 그들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서 노력하진 못할 망정 전쟁의 종결을 반대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친일파를 해도 좋다. 그러나 그 친일의 결과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해친다면 친일을 넘어서 반역행위”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싸우지 않는 것이 이익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안보”라면서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오히려 모두에게 이익인 상태, 평화가 경제를 보장하고 경제가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경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상대를 압박하는 수단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하신 말씀처럼, 추워서 옷을 꽁꽁 껴입은 사람에게 옷을 강제로 벗기려고 할수록 더 껴입지만 따뜻한 봄바람이 그 옷을 벗게 한다”면서 “압박도 중요하지만 대화하고 소통하고 이해를 높이고 협력하고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 또 하나의 평화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박·제재라고 하는 채찍도, 소통과 대화·협력이라는 당근도 유효 적절하게 섞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한가지만 하겠다는 것을 우리는 보통 벽창우라고 부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