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등 국위 선양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병역특례(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25일 국회에서 첫 심의를 거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논의가 보류됐다. 국방부는 해당 법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병역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찬반 의견이 엇갈려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국방위 관계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찬반이 엇갈렸다”며 앞으로 공청회 개최 등 여론 수렴 절차를 마련해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소위 위원은 BTS가 유발하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이들에게 병역특례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외 특정 예술경연대회 입상자나 올림픽·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등에게만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현행 특례 제도가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병역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 깊이 있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며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소위 위원들은 국방부와 병무청이 국회에 책임을 미루고 제도 개선을 위한 전향적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며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병역법 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구 급감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추세와 공평한 병역 이행에 관한 사회적 합의 필요 등을 언급하며 “이런 여건을 고려했을 때 예술체육요원의 (대체복무) 편입 대상 확대는 선택하기 어렵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병무청도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관련 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이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의 시행령은 대중문화를 예술·체육분야의 특기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BTS와 같은 대중문화 분야 스타들은 예술·체육요원 편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BTS는 최근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아시아 출신 가수로서 첫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위 선양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특례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BTS 멤버 진(본명 김석진)은 1992년생으로 지난해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는다고 해도 내년 말까지는 입대해야 한다.